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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2   [이공계 현장스토리] IT 업계 출신 전문가의 이야기 -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류한석" 소장 [4]
2008/01/29   Day 8, 철학이 없는 서비스 [5]
[이공계 현장스토리] IT 업계 출신 전문가의 이야기 -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류한석" 소장
 


 지식경제부에서 주최하는 미디어 공동기획인 "이공계 현장스토리" 3부작의 두번째 이야기 대상으로,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류한석 소장님을 인터뷰했습니다.






-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중학교1학년 때(1983년) 처음으로 프로그래밍을 시작하여 고등학교3학년 때에도 컴퓨터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대학 졸업 후 개발자로 병역특례를 마치고 계속 개발자로 일하다가, 이후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몇몇 회사에서CTO를 맡았고,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었고, 2007년 초부터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2002년부터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MVP(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선정)이며, 2006년부터 국내 유일의 솔루션 아키텍트MVP로서 여러 글로벌 행사와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드팝을 무척 좋아하며, 흑백영화 감상이 취미입니다.



- 지금 진행하고 계시는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소프트뱅크 본사를 위한 리서치 업무 외에, 국내 인터넷벤처의 활성화를 위해 ‘리트머스2 프로그램’이라는 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http://www.litmus2.com 을 참고해 주십시오.


- 간략하게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직책을 맡게 되셨는지?

 개발자로 시작하여,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CTO를 맡게 되었고, 개발과 비즈니스의 매개 역할을 하다가, 현재는 주로IT 분야의 리서치, 서비스 기획,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습니다. 직책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는가, 그 일에 만족하는가,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미래를 대비한 일인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 회사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나 계기를 알려주세요.

 
제가 워낙 새로운 분야와 신생 인터넷서비스의 발굴, 개발에 관심이 많았는데, 소프트뱅크미디어랩에 오기 전에 다녔던 직장인 삼성전자는 제조업 기반이다 보니까 (비록 애플처럼 하드웨어, 서비스, 콘텐츠의 융합이 세계적 추세이고 삼성전자 또한 관심을 갖고 있을 지라도)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코리아 문규학 대표님의 스카우트 제의가 있어, 신중한 고민 끝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에서는 전체 엔지니어 중에서 단지20여명만을 발탁하는 아키텍트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탄탄한 앞날이 보장된 상태이기는 했지만, 과감히 중도에 박차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 현 회사를 시작하신 이후로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변하셨는지?

 저는 원래 인터넷 산업에 관심이 많았고, 닷컴 시절에도CTO로서 공동 창업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회사는 현재 합병된 상태이고요. 그 후 삼성전자에서4년 정도 일하다가 다시 인터넷 산업으로 온 것이죠. 하지만 국내 인터넷 산업이 별로 변한 게 없더군요. 오히려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의 역동적인 인터넷 산업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스스로의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원래 제 인생 목표가 인간수양입니다. 결함이 많은 저라는 인간 자체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저의 숙제인데,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계속 그런 과정으로 살아 왔습니다. 근래 들어 급격히 변한 것은 없습니다.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아, 급격히 변한 것이 하나 있군요. 건강이 별로 안 좋아 졌습니다. 20년 자취생활의 후유증 인 거 같은데, 여러분께서도 건강 잘 챙기세요.



직접 운영하고 계시는 블로그, Peopleware.kr의 프로필




- 기존의 IT 업계 근무 기간 동안, 비기술적인(인간적인) 측면에서 불합리하거나 힘든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16년 동안 사회생활을 했는데, 사회생활에서는 어떻게 보면 불합리한 것이 디폴트죠. SI 업에서의 하도급 관행, 갑을병정의 관계, 리더십의 부재, 각종 정치적 상황 등 거의 매일 그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사회생활의 거의 대부분은 언제나 불합리합니다. IT업계뿐만 아니라 어디든 마찬가지죠. 인간의 본성이, 시장체제의 본성이 그런 거 같습니다. 물론 ‘불합리’라는 기준도 지극히 주관적이죠. 예를 들면, 갑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것이 을 입장에서는 불합리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많은 문제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물론 언제나 피해를 보는 쪽은 약자, 즉 권한이 약한 쪽입니다. 그러므로 이 업계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려면, 불합리에 대한 인내와 고통에 대한 내성이 필수입니다.


- 반대로 기술적인 부분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저는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일했습니다. 인간의 멘탈 작업인 소프트웨어 개발은 무엇이든 언제나 해결 가능합니다. 문제는 사람과 시간입니다. 적절한 사람이 배치되고 적절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해결하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기술은 애정을 가진 사람을 배반하지 않습니다. 저는 기술 관련하여 큰 애로사항을 겪은 기억이 없습니다. 얼핏 보면 기술 문제로 보여도 대부분 사람 문제였죠.


- 업계에 계시면서 겪으신 가장 대표적인 시행착오 몇 가지만 알려주세요

 이것은 주관적인 경험을 얘기할 수 밖에 없겠네요. 개인적으로 후회하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 하나는, 대학 졸업 후 병역특례를 마친 20대 때 미국에 취업할 기회가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때는 나름 한국에 기반이 있고 제가 쌓아놓은 업계의 인맥과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다 포기해도 무방한 것들이었습니다. 미국에 가서 몇 년간 일하다가 돌아와도 되었는데 그런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을 지금도 후회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피플 매니지먼트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팀원들을 혹사시킨 적이 있고 주어진 일을 잘 못하는 팀원을 무시하거나 또는 불필요한 관계 형성에 시간을 낭비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처럼 저 또한 한때 미숙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때를 반성합니다. 그런 경험과 반성이 있기에, 올바른 피플 매니지먼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서 그런 강의나 집필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정부나 기업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개인의 경력 관리를 정부에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기업은 자사 직원들에 대한 명백한 커리어패스를 제공하고 충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을 일회성 부품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너무 많습니다. 또한 교육도 개인에게 맞는 교육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일방적 교육을 주로 합니다. 단기적 이익극대화를 추구하는 현 기업구조의 특성상 쉽게 개선될 사항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래도 각성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기업의 각성을 촉구하는데 정부가 할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소프트뱅크미디어랩에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 리트머스2



- 다른 분야가 아닌 IT를 택함으로써 생기는 불합리나, 불편한 점이 있으신가요?

 이 또한 지극히 주관적인 답변일 수 밖에 없겠군요. 누구한테는 편한 옷이 누구한테는 불편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IT를 처음 접한 지 25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사랑합니다. 재미있고 사랑하는 분야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의 IT는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들과는 달리 명예 및 부와 관련해서 별로 매력적인 분야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 IT 벤처를 선택하여 생기는 이점이 있다면?

 자신의 열정과 도전 정신, 역량을 스스로의 책임 하에 맘껏 발산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물론 환경적 제약은 있겠습니다만,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장인으로서는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와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성공을 하면 더욱 좋고, 실패를 하더라도 상당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올바르게 느끼고 교훈으로 삼는다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IT에서라면 큰 회사들과 경쟁이 가능할까요?

 경영을 전쟁으로 보고 시장을 전쟁터로 보는 개념보다는, 상호협력으로 보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너무 이상적인가요? 하지만 그런 명분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기업과 물론 경쟁도 하겠지만, 그들을 파트너로 삼아 일할 수도 있고 또한 인수합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경쟁을 하고 불합리한 경험을 많이 하겠지만, 그래도 대기업을 잠재적 파트너 및 고객으로 보는 것이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쿨할 거 같군요.


-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한국 IT 업계의 미래에 대해 한마디만 적어주세요.

 사실 현 시점에서 볼 때 한국 IT업계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하드웨어, 네트워크 인프라가 워낙 발달되어 있고 그런 쪽의 소비가 많다 보니까, 한국이 마치 IT 강국이라는 착시현상이 있습니다만, 진정한 부가가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국은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경쟁력은 엄청나게 떨어집니다. 정부는 소프트웨어 마인드가 없고, 기업은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생산자로서의 IT생산강국이 아니라 소비 시장으로서의 IT소비강국이 될 겁니다.
 현 상황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정부, 기업, IT 업계의 리더들이 각성하여 소프트웨어와 인재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암울합니다. 현재 미력하나마 업계에 뜻있는 사람들이 작은 불꽃을 피우고 있으니,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서 변혁을 이루어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IT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by 이즈데드 | 2008/10/02 00:19 | 트랙백 | 핑백(2) | 덧글(4)
Day 8, 철학이 없는 서비스
그림은 나중에.




 Litmus²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은 (주)ISEEYOU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SBML분들과 워크샵을 가지게 되었다. 나에게 여러모로 유익한 경험(?)을 남겨준 좋은 시간이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프레젠테이션 후의 피드백이었다.

 그 과정에서 오고갔던 다양한 이야기는 공개하기 애매하니 덮어두고, 대신 그 자리에서 내가 끝까지 우겼던 한마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철학이 없는 서비스는, 인류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철없는 20대 (아마추어) 기획자의 발언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철학이 없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행위는 전인류적인 해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냥' 성공하는 서비스는 분명히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것이며, 그 (끔찍한) 결과는 사이좋게 나누어 가질 것이라는 생각.

 철학이 없는, 그저 단순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의미없는 서비스의 등장, 그리고 그 서비스가 성공함에 따른 한국 인터넷 시장의 전체적인 품질 저하 현상...


 난 그 자리에서 건방지게도 저 이야기를 꺼냈고,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해 주었다. 그리고 철학을 가진 기획자가 되야한다는 나만의 진리를 마음 속 깊이 새긴 채,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다.



 이 이야기가 문득 생각 난 것은, 철학이 없는 정책의 무서움이 새삼 떠올랐기 때문이다.

by 이즈데드 | 2008/01/29 21:18 | Cynical Life™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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